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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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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독서 목록 일월의 책001 홍성윤 지음, 인플루엔셜(주)002 새벽부터 지음, 워터베어프레스 003 안보윤 지음, 문학동네004 금정연 일기, 북트리거 005 양정무 지음, 사회평론006 노해원 지음, 흐름출판007 김져니 지음, 요호이008 송재은, warm gray and blue009 여희숙 지음, 사우 이월의 책010 원도 지음, 위즈덤하우스011 김소영 에세이, 사계절012 안규철 지음, 현대문학013 장강명 산문, 문학동네014 데이비드 버커스 지음, 장진원 옮김, 한국경제신문015 김경희 등 지음, 한울
한편으론 난 내가 좋다 하루 세끼를 잘 챙겨 먹고 규칙적으로 운동을 하는 사람이어서 좋다. 어린이와 청소년에게 동료 시민으로서 최선을 다하려는 태도가 좋다. 얘기를 하다가도 반려동물과 아기에게 시선을 뺏기는 다정한 사람이어서 좋다. 여러 어려움이 있었음에도 사랑에 진심이어서 좋다. 종업원에게 감사합니다,라고 잊지 않고 말하는 사람이라 좋다. 맡은 일을 잘 해내려고 애쓰는 사람이라 좋다. 어딜 들를 때는 귤 한 봉지라도 사가는 사람이라 좋다. 우울한 친구를 안아줄 수 있는 품과 여유가 있어서 좋다. 좋은 책이나 영화나 전시를 보고 울 수 있는 사람이라서, 좋은 게 있으면 생각나는 사람에게 공유하는 사람이라서 좋다. 죽고 싶은 와중에도 살고 싶어 해서 좋다. 내가 모순덩어리라서 연민을 느낀다. 그래도 좋다. 이런 기분이 들었을 때..
이 노래가 처음부터 싫었다 그건 사랑이 아냐그건 미련이 아냐그냥 ‘바람’이라 하자이제 농담도 하고 그런다.
2020년 6월부터 2024년 6월까지 질문 : Do you trust your instinct? 직감을 믿는 편인가?2020년 6월 2일 굉장히 믿는다.2021년 6월 2일 믿는 편이다.2022년 6월 2일 믿는 편이다.2023년 6월 2일 믿는다.2024년 6월 2일 믿는다.질문 : Who do you miss the most right now? 지금 이 순간 가장 그리운 사람은?2020년 6월 3일 없다.2021년 6월 3일 없다.2022년 6월 3일 없다.2023년 6월 3일 없다.2024년 6월 3일 없다.질문 : Today you wore OO. 오늘 나는 OO를 입었다.2020년 6월 4일 칼하트 반팔 셔츠, 유니클로 죠리팬츠, 나이키 에어맥스2021년 6월 4일 칼하트 노란색 반팔 셔츠, 유니클로 녹색 면 팬츠, 나이키 에어맥스..
연휴 마지막 날 원두 선물을 받았다. 기존에 있던 수동 그라인더를 다 버리고 자동 그라인더를 하나 장만했다. 다시 안 읽을 책들을 버리고 나눈다. 입지 않는 낡은 옷을 버린다. 남은 마음도 버리는 기분으로 버린다. 간소해져라. 가벼워져라. 그런 마음으로 버린다. 공들여 청소기 돌렸다.
새벽에 살아야겠다. 부엌 조명이 깜빡깜빡 완전히 나갔다. 매립 조명을 주문했다. 어제는 공황 없이 잘 잘 수 있을 것 같았고, 실제로 그랬다. 네 시에 깼지만 나쁘지 않다. 책 읽고, 물 마시고, 선인장을 돌본다. 같이 쓰던 넷플릭스 계정을 해지했다. 전 애인은 인스타그램에서 더 이상 내 계정에 좋아요를 누르지 않는다. 명절이면 본가 근처에서 중학교 동창을 만나 커피를 마시곤 했다. 이번엔 가족을 보는 게 아무래도 힘들어 본가에 가지 않았다. 그래도 친구는 만났다. 옛날에 같이 살던 동네에서 부대찌개를 먹었다. 연휴 때 책을 많이 읽었다. 총회 전에 결재받아야 하는 사업계획서도 정리해 두었다. 냉장고에 사과 네 알 있다. 깎아두었다가 이따 조조영화 보러 가서 먹어야겠다. 새벽엔 시간이 더디게 간다. 유튜브에서 공룡 영상을 ..
황무지 속 보석 찾기 "저는 저로 사는 게 너무 지겨워요." 상담 선생님한테 말했다. "선생님은 '나는 이런 모습이다'라고 정해놓고 그게 전부라고 생각하니까 지겨울 수밖에요."라고 답했다. 난 신조가 있다. 폭력을 쓰지 않는다. 고함을 치지 않는다. 화를 내지 않는다. 이런저런 신조를 만들어 놓고 꼭 지키려고 노력한다. 다 아버지의 모습과 반대되는 모습이다. "이십 년 넘게 운전을 하면서도 화를 낸 적이 드물어요. 화가 전혀 나지 않아요." 이렇게도 말했다. "화가 날 수도 있고, 화를 낼 수도 있는 거죠, 태랑 씨는 여러 모습을 가지고 있어요. 본인한테 여지를 좀 주세요." 상담 선생님이 말했다.전 애인도 신조가 있었다. 거짓말은 절대 하지 않는다는 것. 다툴 때 "왜 거짓말을 해?"라고 하면 화를 냈다. 다른 건 몰라도 ..
떠나는 사람과 남는 사람 어린 시절로 돌아가 아버지한테 맞는 꿈을 꿨다. 소리 지르면서 깼다. 어렴풋이 최근의 이별과 아버지의 불륜, 전 애인의 배신이 어떤 식으로 연관되어 있는지 힌트가 되었다. 어렸을 때 나는 버림받을까 봐 두려웠던 것이다. 돈을 버는 아버지한테 버림받을까 봐 두려웠고, 엄마한테 미움받을까 봐 두려웠고, 친구들 사이에선 초대받지 않은 곳에 가서 환영받지 않는 것을 두려워했고, 애인이 나를 떠나는 것 자체가 두려웠던 것이다. 누군가 나를 떠나는 게 두려워서 내가 떠나는 걸 택하려는 것일까. 죽고 싶은 것도 그런 건가. 오늘 상담에서 할 얘기가 없고, 정말 가기 싫었는데 얘기할 거리가 생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