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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팅/겨울엔 다들 좀더 아파지니깐

새벽에 살아야겠다.

 부엌 조명이 깜빡깜빡 완전히 나갔다. 매립 조명을 주문했다. 어제는 공황 없이 잘 잘 수 있을 것 같았고, 실제로 그랬다. 네 시에 깼지만 나쁘지 않다. 책 읽고, 물 마시고, 선인장을 돌본다. 같이 쓰던 넷플릭스 계정을 해지했다. 전 애인은 인스타그램에서 더 이상 내 계정에 좋아요를 누르지 않는다. 명절이면 본가 근처에서 중학교 동창을 만나 커피를 마시곤 했다. 이번엔 가족을 보는 게 아무래도 힘들어 본가에 가지 않았다. 그래도 친구는 만났다. 옛날에 같이 살던 동네에서 부대찌개를 먹었다. 연휴 때 책을 많이 읽었다. 총회 전에 결재받아야 하는 사업계획서도 정리해 두었다. 냉장고에 사과 네 알 있다. 깎아두었다가 이따 조조영화 보러 가서 먹어야겠다. 새벽엔 시간이 더디게 간다. 유튜브에서 공룡 영상을 많이 찾아본다. 공룡이 살았던 시간에 비하면 인간이 살았던 그것은 너무도 짧다. 괜찮은지 안부를 묻는 친구들이 있다. 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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