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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혜와 용기 그리고 자신을 미워하지 않을 여유를 주소서
봄의 내가 겨울의 나를 보면 오늘 병원에 갔다가 조현병 약을 추가했다. 3월 중순 이후로 공황은 한 번도 없었다. 환시는 계속되고 있다. 환청과 환시는 20대 때부터 시작되었다. 그땐 내가 귀신을 보는 줄 알았다. 무기력증이 심하다. 틈만 나면 침대에 눕는다. 펑크 내지 않고 일을 하는 게 불가사의할 정도다. 우울감이 아직 심하다. 무섭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손이 떨린다. 운동 나가는 걸 쉬고 있다. 살이 찐다. 나를 다그치는 것 말고는 할 수 있는 게 없다. 그러면서 아무것도 안 하고 있는 느낌이다. 겨울의 나와 비교해 보면 많이 나아졌다고 생각했는데 끝이 보이지 않는다. 허방이라 발을 디딜 곳이 없다.
면봉 약을 줄였지만 죽고 싶은 마음이 사라진 것은 아니다. 당뇨처럼 이것도 계속 품고 달래며 살아가야 하는 내 '요소'인 듯하다. 준이치가 죽었을 때 나도 이랑 씨가 자살을 할까 걱정했다. 이랑 씨의 언니가 죽었을 때 준이치가 아직 있으니까 죽진 않겠다. 생각했던 것도 오늘 기억이 났다. 이랑 씨가 SNS 계정에 추신으로 오랜 친구들. 준이치가 죽은 뒤 곧바로 내 죽음을 떠올리게 했다면 걱정 끼쳐서 미안해요. 자살하지 않아요.라고 남겼다. 안심이 되진 않는다. 내가 궁극적으로 죽음을 원하는 것은 관심받기 위해서인가 라는 생각을 팬티 바람으로 했다. 인중 위에 바셀린을 습관처럼 발랐었는데 바르지 않은지 한참 됐다. 냉동실에 창흠이가 준 원두가 있다. 이제 꺼내서 마셔야지. 완전히 봄이 된 기분으로. 사무실 프린..
근황 약을 줄였다. 선인장은 게으른 사람이 키울 수 있다고 엄마가 그랬다. 선물 받은 선인장 귀퉁이가 노랗게 텄다. 난 게으른 사람인데 게으르지도 못한 사람이 된 것 같다. 스쿠터를 다시 탄다. 손톱을 바짝 깎았는데 도로 자랐다. 머리를 매일 감고 대충 말린다. 약을 부지런히 먹는다. 매일 사람들을 웃긴다. 나는 웃지 않는다. 도서관에 다시 간다. 운동을 한다. 폭식을 한다. 고쳐야 할 습관이 많다. 어린이를 바라보는 어른의 시선에 대한 글을 쓰고 있다.
호주 매직 겨울에 여행을 많이 다녔다. 여행 중엔 잠을 잘 자서 여행지 이름을 따 'OO매직'이라고 이름 붙였다. 호주 매직을 마치고 오늘 귀국한다. 날씨가 드라마틱하게 좋았다. 쨍쨍 내리쬐는 햇빛에 지쳐 그늘로 들어가면 바람이 솔솔 불고, 커피도 맛있고 사람들도 친절하고. 여행오기 좋은 곳이었다. 누가 '호주까진 어쩐 일로 간 거예요?' 물어서 요양차 왔다고 했는데 정말 요양을 제대로 했다. 한국에서도 잘 살아갈 힘을 충전했다. 1월에 자살 기도를 했다. 내 인생의 마지막 있을 일이라고 다짐해 본다. 한국에 돌아가면 다시 착실하게 친구로서, 선생님으로서, 작가로서, 사람으로서 살아가야지. 어딜 꼭 떠나야 매직이 되는 것이 아니다. 약도 잘 먹고 상담도 계속 받아야겠다. 도와줘서 고맙습니다.
당신에게 안녕? 잘 지내는지. 난 그러지 못했어. 잘 알겠지만. 세상엔 연인을 속이는 것보다 더 나쁜 일이 많지. 그런 일들에 비해선 바람을 피운 게 너무나 사소한 일일 수 있어. 그러니 당신이 한 일이 당신이 앞으로 살아가는데 아무런 영향을 끼치지 않았으면 해. 더 반성할 것도 이 일로 뭔가 깨달아서 더 나은 사람이 되는 일도 일어나지 않았음 좋겠어. 당신은 많은 일을 미루기 좋아하지. 더 중요한 일이 계속 생겨서 이 문제에 대해 생각하는 일도 계속계속 미뤄지길 바라. 나를 속인 것을 용서했음에도 그 사람에게 간 것은 당신이 인생에서 낼 수 있는 가장 큰 용기일 거야. 그러니 즐거워야지. 즐겁게 연애하다 사소한 일로 헤어져서 다른 대체할 사람을 계속 만나. 그리고 결국 나를 까마득히 잊길 바랄게.당신을 만나며 ..
2024년 독서 목록 일월의 책001 이서현 지음, 마카롱002 김덕래 지음, 젤리클003 곽아람, 마음산책 004 이상엽 엮음, minimum005 서명숙 지음, 이야기장수 006 송병기 지음, 어크로스 007 장강명 장편소설, 은행나무008 장강명 장편소설, 은행나무009 장강명 연작소설, 민음사 010 이유리 소설집, 문학과지성사 011 장강명 연작소설, 한겨레출판 012 김화진 소설, 문학동네013 김진영 지음, 문학수첩 014 이미상,김멜라,성혜령,이서수,정선임,함윤이,현호정 지음, 문학동네 015 염종순 지음, 토네이도  이월의 책016 장강명, 위고017 프란체스코 마테우치 지음, 조반니 스카르두엘리 그림, 이민 옮김, 이유출판018 세르지오 로씨 지음, 조반니 스카르두엘리 그림,..
2023년 독서 목록 일월의 책 001 서박하 지음, 휴머니스트 002 황선우 지음, 책읽는수요일 003 고마츠 야스시 지음, 박승희 옮김, 즐거운상상 004 심지은 지음, 경향BP 005 주부의 벗사 지음, 김수정 옮김, 즐거운상상 006 선혜림 지음, 앵글북스 007 서경희 지음, 문학정원 008 마스노 슌묘 지음, 장은주 옮김, 나무생각 009 연상호, 최규석 지음, 문학동네 010 연상호, 최규석 지음, 문학동네 #최근읽은책 011 박상영 연작소설, 문학동네 012 유재필 지음, 청춘문고 013 강민선 지음, 임시제본소 014 쩡찌 지음, 아침달 이월의 책 015 송지현 소설, 문학동네 016 손화신 지음, 웨일북스 017 곽민지 지음, 위즈덤하우스 018 이지영 지음, 쌤앤파커스 019 금정연, 모호연, 송지현, 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