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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팅/겨울엔 다들 좀더 아파지니깐

약을 늘린 지 2주가 지났다. 이제 약효가 드는 걸까? 그제도 어제도 잘 잤다. 머리가 조금 도는 기분이다. 어제는 공황발작도 없었다. 기분을 1에서 10힝구로 표현하자면 7힝구 정도였지

만, 버틸만 했다. 화요일반 아이들이 선생님을 따라 야외수업을 갔다. 단톡방에 올라온 사진들을 보며 아이들이 정말 예쁘다고 생각했다. 아이들이 더 크는 모습을 보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다.

“너무 빨리 괜찮아지려고 하지 말라”는 말을 들었지만, 그래도 올겨울 안에 우울감이든 자살징후든 다 떨쳐내고 아이들과 함께 즐겁게 보내고 싶다는 마음이 생긴다.

그런데도 여전히, 가만히 있으면 눈물이 주룩주룩 흐른다. 7힝구가 아니라 사실은 9힝구에 가까운지도 모른다. 하지만 밥도 먹고, 운동도 하고, 이제는 잠도 자니까 결국 괜찮아질 것이다.

빨리 이사하고 싶다. 내가 가진 모든 것을 다 버리고 새롭게 시작하고 싶다.

전 애인의 카톡 프로필이 한동안 비어 있다가 새 사진이 올라왔다. 표정이 울적해 보였다. 솔직히 기분이 좋았다. 아무것도 확실한 건 없지만, 기쁨 가운데서도 그 사람이 나에게 한 일을 생각하며 미안해하고 슬퍼했으면 좋겠다고 바란다. 프로필을 안 보면 될 텐데, 멍청하게 계속 보게 된다. 그만 보고 싶다는 마음이 있지만 어느새 또 연락을 하고 있다.

어제 친구가 영상통화를 걸었다. 전화가 오는 걸 알고 있었는데 몸이 움직이지 않아서 못받았다. 2시간 후 쯤 마음이 좀 진정되고 통화를 했다. 성당이든 교회든 법당이든 어디든 가보라고. 서로 기도해주기로 했다. 나는 요즘 화두인 지혜와 용기를 달라고, 친구는 새로운 환경에 다시 잘 적응할 수 있게 해달라고. 

끝 없는 용기와~~ 지혤 달라고호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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